지난 일 년 동안 미국 컴퓨터학과 박사과정 대학원 지원을 준비하며.
이 글은 정보 전달의 목적도 있지만 저의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담겨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저와 비슷한 길을 걸어가실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부끄럽지만 작성해 봅니다.
※ 지금까지 제가 받았던 질문들을 별도의 포스트에 정리하였습니다. 만약 궁금한 점이 있다면 먼저 해당 포스트를 읽고 질문해주세요!
※ 관련 내용을 보다 알차게 담아서, 유학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용기내어 책을 썼습니다ㅡ대형 서점(교보문고 등)에서 지금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
지금 알려줄게요, 미국대학원
이민아 지음 | 푸른들녘 | 목차
학교 조사부터 장학금 신청, 유학에 필요한 서류 준비까지 1년 안에 미국 명문 대학원에 진학하는 노하우 대공개!
#아직몰라도괜찮아 #학교조사 #내가연구를잘할수있을까? #연구 #지나치게단순한지원과정 #이력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돈때문에고민하고있다면 #장학금 #펀딩 #보내느냐마느냐그것이문제로다 #콘택트메일 #전공지식<인간성느낌성격 #인터뷰
부록: 유학 준비 타임라인 [다운로드], 나의 이력서 [다운로드], 나의 학업계획서 [다운로드], 나의 자기소개서 [다운로드]
[업데이트] 합격 학교 목록 (합격 발표 순서대로 정렬)
- 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
- University of Pennsylvania
- University of Texas, Austin
- University of Washington
- Cornell University
- Stanford University
- University of Maryland, College Park
-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최신) 유학 관련 추천 자료
저와 비슷한 분야(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포스트 상단에 공유합니다. ♥
- [영어] Stanford, Berkeley 등 Natural Language Processing 분야 최근 합격생 12명의 경험담 (2019): Student Perspectives on Applying to NLP PhD Programs
- [영어] Stanford, Carnegie Mellon University 등 학교에 합격한 Machine Learning 분야 합격생의 경험담 (2018): Machine Learning PhD Applications — Everything You Need to Know
- [영어] 대학원을 고려하고 있는 학부생들을 위한 Stanford 학생의 경험담 (2018): Undergrad to PhD, or not – advice for undergrads interested in research
- [한글] Machine Learning 분야 유학 및 취업 준비 설명회 @ 서울대학교 (2018)
들어가기에 앞서
먼저 간단하게 저에 대해 소개드리겠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에 입학한 뒤 교환학생, 유럽 여행 등 나름 파란만장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연구’라는 것을 처음으로 해 본 것은 4학년 1학기 학부연구생으로 일하게 되면서 부터니까 그리 오래 되진 않은 것 같네요 :) 졸업과 함께 정식으로 백수가 된 다음에는 대학원 입학을 위해 유학원서 준비 및 연구 분야를 알아가는데 한 학기 동안 집중했습니다.
2016년 12월의 끝자락에 서서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국가적으로 보면 여름의 폭염, 경주의 지진, 최순실 사태 등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유학 준비’가 될 것 같습니다.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서부터, 유학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다양한 사람들 모두 무엇 하나 새롭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장래희망도, 컴퓨터에 대해서도, 대학 생활에 대해서도 뚜렷한 계획도 생각도 없었던 제가 무사히 대학을 졸업 하고, 대학원까지 준비하게 된 것은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인내심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하게나마 이곳에서 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일 년 동안의 준비 과정을 뒤돌아보며
해외 대학원 지원을 결정한 시기가 언제인지 질문 받는다면, 4학년 2학기 초반이라고 하는 게 가장 정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학 생활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야 진지하게 유학을 생각한, 어떻게 보면 늦깎이 준비생이었습니다. 저의 대학교 4학년부터의 이야기를 시간 순으로 풀어보겠습니다.
4학년 1학기
11월
진로 고민. 진로에 대해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 반대로, 끊임없이 고민해 왔지만 뚜렷한 답이 보이지 않았고, 결국 4학년이 되어 으레 그렇듯 취업과 대학원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도중 우연히 학부연구생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터닝 포인트가 된 셈입니다.
호기심에 수강한 컴파일러 수업이 인연이되어 제게 학부연구생으로 연구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주시고 학부연구생으로 일하는 동안 많은 가르침을 주신 오학주 교수님, 그리고 동일 학기에 수강한 정보 검색 수업에서 방과후에 찾아가서 질문드린 것이 인연이되어 이후 유학의 길을 소개해주시고 많은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아 주신 주재걸 교수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보다도 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교수님이 계시기에, 지난 일 년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
“칭찬을 받아서 들뜬 마음은 이해하고 거기에 찬물 붓고 싶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그와 동시에 칭찬을 긍정 강화로 사용해서 더더욱 나아지는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은 결국 내 몫이지 않은가? 자기만의 속도와 방향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고, ‘굇수’들이 도처에 널려 있음을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누차 강조하셨듯, 내게는 클 수 있는 가능성 또는 ‘떡잎’이 있고, 앞으로는 결국 내가 얼마만큼의 목표, 열정, 끈기로 달려드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결국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을 구분 짓는 것은 소망의 크기와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이다.”
– 2015년 12월 11일자 일기의 일부 발췌.
***
학부연구생. 학부연구생의 목적은 대학원 생활 및 연구 활동을 경험해 보기 위함이고, 저는 그 덕을 톡톡히 보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인턴십 및 수주를 받아 여러 번 일한 경험이 있지만 연구실에서의 경험은 180도 달랐고, 너무나도 제게 적합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학부 과제처럼 연습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앞으로 5년 후, 1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며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내 손으로 풀어간다는 느낌이 특히나 좋았습니다. 이와 반대로 인턴으로 일했던 한 회사에서는 어떤 분이 제게 ‘민아씨는 졸업하고 C 할 거에요, Java 할 거에요?’ 라고 물어보신 것이 극명한 차이로 다가왔습니다.
- 지원 방법: 관심있는 교수님께 이메일 드린 후 면담
- 지원 시기: 주로 상시 모집 (교수님, 연구실 상황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음)
- 장점
- 대학원 생활 경험
- 석사, 박사, 석박사통합 과정ㅡ내게 맞는 것은?
- 대학원생의 일상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경험
- 연구 활동 경험
- ‘연구’를 한다는 것이란?
- 논문을 읽고 쓰는 경험
- 세미나 등을 통한 발표 및 토론
- 해당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공부
- 대학원 생활 경험
- 단점
- 상대적으로 타 세부 전공 공부에 소홀해 질 수 있음
- 요구되는 일의 양이 많을 경우 본 학업과 병행의 어려움
- 연구실을 옮길 경우 처신을 잘 해야 함
Tips. 학부연구생을 지원할 때 ‘논문을 쓰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지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이유는 (1) 교수님도 막연히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연구의 성과를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집중적인 지도가 가능하고, (2) 학생도 뜬구름 잡기 식으로 전공 분야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목적의식을 가지고 연구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경험해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천 글: 첫 번째 논문을 최대한 빨리 써라
대학원 진학 결심.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사실상 이것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해보니까 좋았다’. 밤을 새며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것도 좋았고, 논문 한 무더기를 들고 다니며 여기 저기에서 시간 날 때 마다 읽는 것도 좋았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개선 방안을 함께 궁리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즉, 기술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느꼈습니다 :)
4학년 2학기
3월
유학 결심. 해외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 있었던 힘들었던 일 때문인데, 이것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그것을 계기로 자신을 한 단계 성숙시키고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으면, ‘그 때 그 일이 있었기에 그래도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지’ 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게 될 거라는, 결국 모든 것은 현재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그것이 올해 3월 말이었고, 대학원 지원은 대부분 12월 중순까지이므로 약 8개월의 시간을 앞두고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제 유학 준비의 시작은 고려대학교 출신 유학생 연합 (AKUSSA) 라는 모임에 간 것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알려준 주재우 선배,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응원해준 장호진 선배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AKUSSA는 유학 설명회를 주최하고, 매달 정기적으로 TOEFL, GRE 스터디 및 모임을 통해 자료를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이러한 모임은 특히 처음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전반적으로 무엇을 언제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 비단 고려대학교 뿐만 아니라 타 학교에도 이러한 모임들이 있을 것이므로 적극적으로 찾아보시기를 권장합니다.
저는 다음의 타임라인을 기준으로 유학을 준비했습니다.
출처: AKUSSA 유학 설명회 자료집
Tips. 유학을 계획할 때 위와 같이 먼저 큰 그림을 그리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나의 상황은 어떤지 (영어 점수가 있는지? 추천서를 부탁드릴 수 있는 교수님이 있는지? 가고 싶은 학교와 연구실을 결정 했는지? 이번 학기 수업과 병행해서 준비할 수 있는지? 등) 먼저 생각해 본 뒤, 필요한 것들을 남은 기간에 맞추어 계획하면 체계적인 준비가 가능합니다.
4월, 5월
TOEFL. 4월 달에는 토플 학원을 다니며 5월 달에 두 번 시험을 보았습니다. 이전에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 토플을 한 번 준비해 봤기에 보다 수월했었고, 마지막 학기이다 보니 (고학번이 될수록 요령만 느는 듯) 학교 수업도 크게 부담되지 않아 일주일에 세 번씩 학원에 다니며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최소한 영어 점수만큼은 미리 만들어 놓으려 교환학생을 지원하기 전보다 훨씬 진지한 자세로 임했던 것 같습니다. 만약 유학을 갈 결심을 하셨다면 영어 시험 점수는 최대한 일찍 만들어 놓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는 토플의 경우 컴퓨터 종합 실전반을 추천합니다. 토플과 같이 컴퓨터로 보는 시험은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을 쌓고나면 실제 시험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이 시험 점수를 좌우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환경에 익숙해지는 것에 목표를 두고 다녔습니다. 학기 중이라 그런지 학생이 많이 없어서 선생님들께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자세히 봐주셨는데,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의지박약이라 가끔가다 한 번씩 의욕없이 수업에 가는 날들도 있었는데, 선생님들의 응원과 격려를 받고 힘내서 수업을 받은 적도 많았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선생님 :)
Tips. 저는 리스닝과 라이팅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는데, 토플 라이팅 만점을 받는 가장 쉬운 방법은 덜 중요한 부분을 작성하는데에 최대한 시간을 절약하고 중요한 부분을 혼심의 힘을 다해 길게 쓰는 것입니다. 즉 처음과 마지막 문단은 핵심만 담아서 3-4분 내에 쓰고, 본문을 최대한 길게 쓰는 것인데 이 때 템플릿 또는 예시를 드는 습관을 들여두면 더더욱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약 600-700자 정도씩 썼던 것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사용한 템플릿입니다. 학원에서 받은 것을 제 입맛에 맞춰 조금만 고치고 거의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보시다 싶이 평범하게 쓰셔도 충분히 만점이 나올 수 있습니다 :)
- Introduction
- An intriguing topic of discussion at hand is whether *. It may seem true that *; however, as it is contemplated in depth, there appears to be too much absurdity to argue that the aforementioned statement is true. Although some people hold different ideas and opinions, I personally support/oppose the idea that * on account of two reasons: *.
- Body
- (가짜 연구 결과 인용) Indeed, a study recently conducted by the Institute of Korean Sociopolitical Studies (IKSS) suggests that this phenomenon is prevalent in Korean society. IKSS surveyed 50,000 Koreans between age * and * along with questionnaires. The institute also performed in-depth interviews with 5,000 participants. When they were asked *, approximately 70% of the participants answered *. Although this is a small segment of the entire population in Korea, this study is valid in terms that it demonstrates the general trend of * in the contemporary society of Korea.
- Conclusion
- In conclusion, although whether * is open to interpretation, it seems reasonable to claim that * because of the two reasons discussed in this essay.
6월
졸업프로젝트. 학교에서는 4월부터 학기가 끝나는 6월까지 졸업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해당 학기부터 학교에서 ‘졸업프로젝트 경진대회’라는 것을 시작했습니다. 네이버가 후원한 이번 경진대회는 컴퓨터학과 학생들이 팀 또는 개인으로 진행하는 졸업프로젝트 중, 각 지도 교수 별로 한 팀씩을 추천해서 먼저 프로포설을 내고 포스터 발표를 통해 순위를 가리는 형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제가 속한 팀이 금상을 받았고 (최우수상이 제일 좋은 상이라는 건 안 비밀…) 부상으로 해외 학회에 참석할 수 있는 특혜을 받았습니다 :)
졸업프로젝트가 마무리 됨과 동시에, 마지막 학기라고 싱숭생숭 할 겨를도 없이 기말고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수강하던 과목의 교수님들의 배려로 저는 남들보다 조금은 이른 시기에 기말고사를 마치고, 첫 학회에 참석하러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관련 글: Synthesizing Regular Expressions from Examples
첫 번째 학회. 제가 참여한 학회는 Programming Language Design and Implementation (PLDI) 라는, 프로그래밍 언어 (Programming Languages)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학회입니다. 이것은 졸업프로젝트와는 무관하게 학회 자체에서 지원하는 장학금에 선발이 되어 항공비와 체재비를 지원받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바바라에 가게 된 것입니다.
이 학회에 참석하며 가장 좋았던 점은, 해외 유학에 대한 확신이 생겨난 것입니다. 교수님께서 ‘너는 학회 타입의 사람이다’라고 말하실 정도로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었고, 대학원 생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학회 및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했기에,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상호간의 협업을 통해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고, 동시에 다양한 최신 연구 트랜드를 파악하는 모습을 보며 연구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Zeina, Nour, Matthias, John, Man, Christopher, Jacob, Di, Bingbin, Klaus, Laith, Ahmed, Peter, Ian, Alex 등 친구도 많이 사귀었고, 논문에서 이름으로만 보던 Sumit Gulwani 와 Almando Solar-Lezama 도 만나게 되었기에 너무나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 학회 등록: 관심 있는 학회 홈페이지 접속 후 등록
- 할인 혜택
- 미리 등록 (Early Registration)
- 학생으로 등록
- 학생 자원 봉사 지원 (Student Volunteer)
- 학회 제공 장학금 신청
- 할인 혜택
- 학회 구성
- 키노트 연설
- 논문 발표
- 포스터 발표
- 워크샵
- 튜토리얼
- 커피 브레이크
- 저녁 식사 (Banquet)
- 학회를 제대로 즐기려면?
- 커피 브레이크 등 사교를 위한 시간에 적극적으로 네트워킹
- 미리 관심 있는 주제의 논문을 읽고 참석 (만약 구체적으로 궁금한 부분이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포인트가 있다면 사전에 저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학회에서 대화를 나누기로 약속하는 것도 좋은 방법)
Tips. 관심 있는 분야의 학회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에 지원해보세요. 이러한 기회가 찾아 보면 많이 있으므로 꼭 미리 알아보고 용기를 내어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지원하는데에는 대부분의 경우 별다른 서류가 필요하지 않고 지원하는 이유만 솔직담백하게 작성하면 됩니다 :)
***
“I am an undergraduate research intern at Programming Research Laboratory at Korea University, who is deeply interested in programming languages, especially in program synthesis. I am in my last semester of university, looking for graduate schools to apply and research topics to immerse myself in. I have been thoroughly reading papers and trying to follow up previous works, hoping to have a chance to actually meet the authors, have a discussion with them, and hopefully someday, research and collaborate with them. I am highly motivated and eagerly planning my career path. I think it will be one of the greatest opportunities for me to profoundly engage with the community of programming languages as well as to get motivated to pursue higher degrees. Thank you!”
– 2016년 5월 16일 지원서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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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글: PLDI 2016
논문 여행. 미국에서 돌아와서 일주일 동안은 정신없이 논문을 마무리하며 보냈습니다. 생각해보니 학회가 끝난 뒤 ‘비행기 표가 아깝지 않아?’라며 로스엔젤리스와 샌프란시스코를 여행한 제 탓도 있네요. 그래도 로스엔젤리스에서 3일을 머물렀는데 그 중 하루는 온전히 논문 작업을 하는데 바쳤습니다. 그 외에도 돌아다니면서 밤과 새벽에는 논문을 다듬고 고쳤지만, 여행 길에 나서서는 여행에 집중해서 즐겁게 놀다온 것 같습니다 :) 다행히 마감일이 연장되어 생각보다 여유롭게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학회 참석 및 여행은 학기말과 겹치며 (실제로 제가 여행 하는 동안 친구들은 계속해서 기말고사를 보고 있었으니까요) 준비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편하게 여행하고자 생전 처음으로 한인 민박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다양한 스토리를 가지고 우연히 마주친 사람들이지만, 그들 덕분에 너무나도 즐거운 3박 4일을 보내며 학기말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모두 고마워요!
논문. 다시 논문으로 돌아와서, 역시 사람의 생산력은 마감이 다가올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고, 약 이틀 만에 웹 데모를 완성하는 것은 물론이오, 마지막 순간에 하나의 섹션을 거의 처음 부터 뜯어 고치며 다시 쓰고 새로운 문단을 여러 개 추가해 넣는 등 뚝딱뚝딱 논문을 완성해 제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지난 겨울 방학 때 비록 라이팅 위주이긴 하지만 논문 작성 과정에 참여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마지막 학기의 마지막 달인 2016년 6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네요 :)
졸업 후
7월, 8월
GRE. 7, 8월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GRE 가 아주 적절할 것 같습니다. 학원에 어마무시한 시간과 돈을 쏟아 부으며 지나간 여름이었지요. 이번 여름이 매우 더웠기에 에어컨이 빵빵한 강의실은, 여전히 고역이었습니다. 강의실에 빈자리 하나 없이 빽빽이 앉아있는 학생들 사이를 헤집으며 쉬는 시간 3분 안에 화장실 다녀오기란 도전 정신을 필요로 했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강사진 그리고 열정 넘치는 학생들과 함께 하는 스터디는 툴툴대면서도 학원을 다닐 수밖에 없는 이유였습니다.
심지어 8월에는 오전 7시 부터 스터디를 했을 정도이니 그 열정은 숫자로 증명이 된 셈이지요. 7월 스터디와 8월 스터디를 같이 하며 고생했던 언니, 오빠, 친구, 동생들 모두 좋은 결과로 미국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Tips. 시험 점수를 위해서만 GRE를 공부하면 분명 단어를 외우다가 지치는 순간이 올 것입니다. (‘거대한 바다괴물’, ‘고양이가 야옹야옹 우는 소리’ 등을 의미하는 단어들을 외우다 보면 저절로 그렇게 됩니다… 이걸 대체 언제 써먹지) 이 때 마음가짐을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어려운 수준의 단어를 외울 기회도 없고 제대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없을 것이다‘ 라고 먹고 영어에 있어서는 마지막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삼으시면 한결 수월합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합니다). 이 때, 여유가 된다면 쉬면서 (공부용이 아니라 복습용으로) 미드를 보거나 영어 원서를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전에는 안 읽히고 안 들리던 문장과 단어들이 쏙쏙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배움의 즐거움을 한껏 더 누릴 수 있습니다 :)
관련 글: GRE Verbal Reasoning
장학금. 8월에는 GRE 공부와 함께 한국고등교육재단 해외유학장학생에 지원했습니다. 장학금 지원은 유학 준비과정에서 선택 사항이지만,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ㅡ해외 대학원의 경우 매년 들어가는 학비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MIT의 경우 매년 학비로 약 $45,000, 생활비 및 부가 지출로 약 $20,000 정도 필요합니다 (도합 약 8000만원). 물론 펀딩을 받고 가는 경우도 많겠지만, 그래도 일단 국내에서 장학금은 무조건 지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1) 재정적인 부담 경감과 동시에 (2) 본인의 우수성 입증의 또 다른 지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Tips. 장학금은 지원 시기에 따라 지원 전 장학금과 지원 후 장학금으로 나뉩니다. 지원 전 장학금의 경우, 해외 대학원에 지원 전에 재정 지원을 보증함으로써 대학원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최근 유명 대학들의 경우 재정적 메리트가 예전만큼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래의 각 장학금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매년 바뀔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각 재단의 홈페이지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 지원 전 장학금
- 풀브라이트 (6-7월)
- 지원 범위
- 최대 2년 지원
- 1년 차에는 최대 $40,000, 2년 차에는 최대 $30,000
- 자격 조건
- TOEFL, GRE, SOP, PS, 추천서 3부
- 특징
- 졸업 후 2년간 국내 체류 조건
- 지원 범위
- 한국고등교육재단 (7-8월)
- 지원 범위
- 최대 5년 지원
- 매년 등록금, 보험료, 그리고 생활비 $20,000 지원
- 자격 조건
- TOEFL, 추천서 1부, 학업계획서
- 특징
- 미국 상위 10개 대학 박사과정만 지원
- 지원 범위
- 풀브라이트 (6-7월)
- 지원 후 장학금
- 관정 이종환재단 (3-4월)
- 지원 범위
- 국가 별 수혜상한액 상이
- 자격 조건
- TOEFL, GRE, 추천서, 자기소개서, 연구계획서
- 특징
- 이중 수혜 금지
- 지원 범위
- 국비장학금 (4-6월)
- 지원 범위
- 2년 지원
- 매년 $40,000
- 자격 조건
- 외국어 성적, 한국사, 자기소개서, 연구계획서
- 지원 범위
- 일주장학재단 (4월)
- 지원 범위
- 최대 5년 지원
- 매년 최대 $50,000
- 자격 조건
- 추천서,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 지원 범위
- 관정 이종환재단 (3-4월)
저는 제가 장학생이 될 확률이 0%에 수렴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일단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지원했습니다. 지금 되돌아봐도 지원 서류, 필기 시험, 면접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이 너무나도 많았지만, 그런 제게서 가능성을 봐주셨기에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로 가득차 있습니다. 여러 분도 자신만의 잠재력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
9월
CV. 9월 초에 GRE 시험을 보고 점수가 나오고, 얼마 있지 않아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선발 결과가 나오면서 바로 서류 준비에 뛰어들었습니다. 학교 조사와 함께 CV 작성부터 시작했는데, 저는 홈페이지에 정리해 놓은 것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수월했습니다. 예전에 지원하는 곳마다 내용 구성을 조금씩 다르게 하다 보니 그 다음 CV를 작성할 때 이전의 내용을 찾아 보기가 번거로워, 통합적으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그러다보니 지나치게 긴) 현재 웹사이트의 첫 페이지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시작은 수월했지만, 다른 모든 서류들도 그랬듯, 결국 수정은 지원 전까지 이어졌습니다 (또르르).
CV의 진화 과정.
- CV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만 알던 시절 (2016년 4월)
- 잘한 점
- 기본 형태를 갖춤
- 구성
- 정렬
- 중요한 것 부터
- 시간 역순으로
- 목적에 맞게 관련된 내용 위주로 구성
- 기본 형태를 갖춤
- 잘못한 점
- 아마추어 티가 팍팍나는 스타일
- 부정확 또는 불충분한 정보
- 문법 오류
- 학교의 도시, 국가 기재
- 예: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 잘한 점
- CV의 구성과 내용에 대해서 고민하고 여러 번 재구성 (2016년 10월)
- 잘한 점
- 단순하고 한눈에 들어오는 스타일
- 불필요한 관사 제거
- 예: “Led a project on automatic synthesis of regular expressions, won the gold prize in graduation project competition with a poster, and published a paper based on the work” → “Led project on automatic synthesis of regular expressions, won gold prize in graduation project competition with poster, and published paper based on work”
- 제목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관사 생략
- 자신이 한 일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용도이므로 가독성을 위해 생략
- 많은 학생들이 관사 사용에 있어서 오류를 범하므로 차라리 생략
- 관사를 쓰지 않을 것이라면 일부분만 선택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문서 전체에 걸쳐 생략
논문 발표 및 최우수 논문상 수상
- 잘못한 점
- 지나치게 많은 여백
- 예: 문서 상하좌우 여백, 목록의 좌측 여백, 줄간격 등
- CV는 일반적으로 가득차보이는 느낌으로 작성
- 지나치게 많은 여백
- 잘한 점
- 교수님의 피드백 및 학계 유명 인사들의 CV를 참고하여 최종 수정 (2016년 12월)
- 잘한 점
- LaTeX으로 작성
- 남들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 강조
- 구성 순서를 Education, Honors and Awards, Publications 로 변경
- 중요한 내용은 굵고 기울어진 폰트로 표기
- 독자를 배려한 CV 내 관련 링크 삽입
- 예: 홈페이지, 논문, 데모 페이지, 오픈소스 등
- 잘못한 점
최종 버전이니까 없다고 할래요… ☆
- 잘한 점
SOP. SOP도 마찬가지입니다. 9월 부터 작성하기 시작한 SOP는 정말 수십 번의 수정을 거쳐 결국 12월까지 그 과정이 이어졌는데, 그러는 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저는 정말 행운아라는 것을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유학 준비라는 것이 사실상 혼자 헤쳐 나가는 과정인 경우가 많아서 (유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는 이상) 지칠 때도 있고, 동기 부여가 필요할 때도 많기에 무엇보다도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의 존재가 정말 큰 힘이 되곤 합니다. 저는 고려대학교에서 만난 AKUSSA 사람들, 그리고 GRE 학원에서 스터디를 함께한 사람들, 그리고 장학 재단에서 만난 분들과 함께 교류하며 준비하다보니 정보 및 피드백 관련해서는 정말 부족함 없이 준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CV와 SOP 관련해서는 도움을 받은 분이 너무 많아서 천천히 이곳에 한 분 한 분께 받은 조언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대신 감사의 인사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컨택 메일. 유학 준비는 사실상 끝이 없다고 느끼는 것이, 다양한 교수와 그들의 연구 주제를 파악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컨택 메일에 대해서는 정말로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소한 컴퓨터학과의 경우 ‘무조건 보내라’거나 ‘보내지 않는게 좋다’ 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사고는 잘못된 것 같습니다. 너무 주관이 없는 말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보내는 것과 보내지 않는 것의 장단점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누구한테 보낼 것이고 누구한테는 보내지 않을 것인지 본인이 선택해야 합니다.
컨택 메일, 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 보내야 하는 이유
- 교수님께 나의 이름을 조금이라도 더 노출시키기 위해서
- [답장이 올 경우] 해당 학교 지원 여부 결정을 통한 원서비 절감 (교수님이 올해는 학생을 모집하지 않으시거나, 내가 관심을 표명한 분야에 연구 계획이 없다거나, 펀딩이 없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는 경우)
- [답장이 올 경우] 합격률을 높일 수 있는 지원 전략 모색 가능 (교수님이 타 학과 지원을 통해 연구실에 들어오라고 하시거나, 동일 학과 내 다른 교수님을 추천해주시거나,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알려주시거나, 당장 인터뷰 하자고 하시는 경우)
- 보내지 말아야 하는 이유
- 교수님의 홈페이지에 또는 학교 홈페이지에 보내지 말라고 되어있는 경우
- 대부분의 상위 학교의 경우 입학 위원회에서 입학 사정이 이루어지며 개별적으로 몇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보게 되더라도 위원회에서 어느 정도 걸러진 이후의 얘기이지 몇 백, 몇 천 명의 지원자를 일일히 보지 않으므로 지원자 한 명 한 명의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신경써서 찾아보긴 힘듦
- 교수님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는 경우
- 조교수만 해도 하루에 수백통의 메일을 받음
- 직접적으로 아는 사이가 아니라면, 메일을 보내지 말라고 많은 교수들이 조언
- 교수님의 홈페이지에 또는 학교 홈페이지에 보내지 말라고 되어있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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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contact professors whom you have no visible connections with or else you will most likely not get a response since you are essentially sending them spam (unsolicited email). … (중략) … There is no possible way that a professor you don’t know will respond favorably to you if you send them email before you are admitted.”
– Philip Guo (Assistant Professor at UC San Diego)
***
Tips. 사실 컨택 메일을 보내서 (그리고 답장을 받았을 때) 알 수 있는 정보의 대부분은 연구실의 학생들에게 물어봐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생들도 마찬가지로 매우 바쁘기 때문에 답장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질문 폭탄을 쏟아 놓는 것은 금물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철저한 사전 조사를 마친 뒤, 정말 관심이 있는 연구에 대해서 구체적인 질문을 할 경우 답변이 돌아올 확률이 높습니다 :) (예를 들어, ‘이 연구 주제에 관심이 있어서 당신이 쓴 이런 이런 논문을 읽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이런 방법도 시도해 보았는지, 이후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등) 반대로 단순히 교수님이 학생을 모집하는지, 펀딩이 있는지만 물어보면 당연히 답변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겠지요?
그리고 메일을 작성하다 보면 신경 쓰이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라는 걸 금방 깨달을 겁니다 :) 몇 가지 떠오르는 것 위주로 예제와 함께 메일 작성에 있어서 주의할만한 사항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교수님들이 직접 쓴 블로그 포스트 및 관련 웹사이트 글을 읽고 내린 결론입니다.
컨택 메일을 작성할 때.
- 제목
- 내용이 드러나면서 한 줄안에 들어가도록
- 예: Prospective Student: Inquiry for Joining Your Laboratory
- 교수님의 관심을 끌기 위한 (낚시) 제목은 개인적으로 비추천
- 내용이 드러나면서 한 줄안에 들어가도록
- 인사말
- 풀 네임으로 작성
- 예: Dear Professor Mina Lee,
- 풀 네임으로 작성
- 내용
- 소개와 용건
- 각각 한 두 문장 안에 간결하게
- 만약 아는 사이이거나 공통 분모가 있다면 리마인드
- 관심 연구 주제
- 해당 교수의 논문, 프로젝트 등과 연결되도록
- 관련된 본인의 논문, 최신 연구 등
- 필요에 따라 본인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 강조
- 질문 또는 부탁
- 질문 할 것이 있다면 Bullet Point 로 짧게
- 지원을 할 것이니 관심 가져달라는 부탁
- 마무리
- 함께 연구하고 싶다고 하며 마무리
- 소개와 용건
- 형식
- 최대한 짧고 간결하게
- 중요한 내용일수록 앞쪽에
- 최대 세 문단을 넘지 않도록
- 첨부 파일
- 가능하다면 첨부 파일 없이 보내기
- 꼭 필요하다면 CV 정도만 첨부
저는 메일을 쓰기 시작한 건 9월인데, 정작 대부분의 메일을 보낸 것은 11월이었습니다. 그만큼 고민하고 망설이고 두려워했다는 것이지요. 첫 번째 메일을 보낸 것은 9월 말이었는데 답장이 오지 않자 그 두려움이 배가 되었습니다–큰 기대를 하고 보낸 것이 아니더라도, 사람 심리가 그렇게 되더라고요 :) 그런데 이 두려움도 잘 활용하면 좋은 것이, 두 번째 학회를 가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추천 글: How to Send and Reply to Email, How to Write a Business Letter
홈페이지. 컨택 메일을 쓰다보니 떠오른 것인데, 컴퓨터학과의 경우 홈페이지의 존재가 꽤나 영향력 있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컨택 메일에 CV 조차도 첨부하지 말라는 조언을 하는 교수들이 많기도 하고, 첨부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학생의 컨택 메일이라 생각해서 첨부 파일은 열어보지 않고 바로 ‘보관함’으로 직행할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자기 소개를 하며 이름에 살짝 링크를 걸어두면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직접 들어와 보기도 하고, (그럼 우리는 어느 나라에서 누군가가 접속했다는 사실을 보며 기뻐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수많은(?) 장점들이 있습니다:
- 자신의 CV를 보다 효과적으로 꾸밀 수 있다 (그림, 링크, 세부 정보 등 활용)
- CV 또는 짧은 이메일에 담을 수 없는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성격, 취미 생활, 독특한 경험 등이 드러나는 포스팅)
- 정보를 일관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무리해서 만드실 필요는 없지만, 만약 원래 관심이 있으셨거나 한 번 즈음 도전해보고 싶으신 분께는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
Tips. 워드프레스 (WordPress) Personal Plan 을 이용하면 매달 $2.99 의 가격으로 광고 없이 무료 도메인 (홈페이지 주소) 과 디자인을 이용해 쉽게 홈페이지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서 상위에 노출되기를 원한다면 도메인은 가급적이면 한 번 정한 후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10월
여행. 이렇듯 정신없이 10월 중후반까지 거의 매주 피어 리뷰를 하고, CV와 SOP를 수정하며, 학교와 교수의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며 서류 준비를 하다가, 10월 말에 가족과 함께 베이징으로 일주일 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버지의 키노트 발표를 위한 학회 참석에 저와 엄마도 함께 한 것이었는데, 중국은 처음이어서 신기한 것도 있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세 가족이 함께한 여행이어서 더더욱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유학 지원 준비 과정 속에 있더라도 백수로서의 자유는 마음껏 누려야지요 :)
그런데 단순히 여행 목적으로 간 베이징에서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그것도 생각지도 못한 학회에서요. 어릴 때에는 아버지를 따라 여러 학회에 갔지만,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왜 이런 모임을 가지는 것인지, 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지 알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 해외 학회를 학부생 나부랭이 신분으로 다녀오고 나니, 아버지와 함께 간 학회에서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고, 친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 부러웠습니다 :) 그리고 단순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학회에 참석한 그들도 사람이며, 그냥 편하게 대하면 된다는 사실입니다.
관련 글: Beijing (1), Beijing (2)
두 번째 학회, 용기. 제가 두 번째로 참여하는 해외 학회인 Systems, Programming, Languages and Applications: Software for Humanity (SPLASH) 는 베이징에서 돌아온 바로 다음 날부터 약 일주일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렸습니다. 졸업프로젝트에서 얻은 해외 학회 참석의 기회를 이 때 쓰기로 결심한 데에는, 시간적인 압박이 있다는 것 외에도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지난 번 PLDI 를 갔을 때는 유학을 계획 중이긴 했지만 그래도 별 생각 없이 가서 처음으로 참여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데에 의의를 두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번 학회에서는, 저는 제가 곧 지원할 학교의 교수님들을 만나서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첫 번째 보낸 컨택 메일이 무참히 씹히고 (…) 안 그래도 소심한데 더 소심해져서, ‘나는 아직 아는 것이 없는데’,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교수와 마주치면 뭐라고 말을 걸지?’, ‘대화를 하더라도 금방 지식의 깊이가 드러나지 않을까?’ 등등 제 자신을 좀먹는 목소리들과 한창 싸우던 도중 나의 유학도전 성공 이야기 라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비를 들여 학회에 참석하면서 먼저 교수들에게 다가가 자신을 소개하는 저자의 용기에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 그리고 더더욱 결정적인 계기는 「지금의 조건에서 시작하는 힘」 이란 책을 읽은 것입니다.
“완벽주의자는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으로부터 보호 받고 안전해지고자 하며, 바로 이것이 (탁월해지기 위해 노력조차 하지 않는 것이) 사람들이 완벽주의에 빠지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 (중략) … 문제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을 본인의 잠재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는 점이다.”
– 「지금의 조건에서 시작하는 힘」 중에서 발췌
은연 중에라도 제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닫고 나니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참석하게 된 SPLASH 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들로 가득했습니다. 저도 두 번째 학회이기에 처음 보다는 여유로울 수 있었고, 연구 주제가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로 느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학회 첫 날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일어났는데, Will 이 보낸 메일은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
“Hi Mina!
My name is Will … (중략) … I’m looking forward to your talk tomorrow on regex
synthesis!”
– 2016년 10월 31일 Will 이 보낸 메일 중 일부 발췌
***
제 연구에 관심을 가져 준다는 것이 이렇게 고마운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 게다가 학회에 참석한 첫 날 가장 첫 프로그램에서 키노트가 시작하기 전 최우수 논문상 (Best Paper Award) 를 받고 나니, 이후 만나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고 축하해줘서 대화를 나누기에도 한결 수월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말 많은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Will 에게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여러 번 (사실은 수십 번) 도움을 구했을만큼 귀찮을 법 한데도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와주고, 또 같은 전공자로서 통찰력있는 피드백을 주어서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여러 분 학회에 가세요.)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게 된 Prof. Gopalakrishnan 는 제 연구 주제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서 교과서까지 쓴 경험이 있기에 적극적으로 데모도 보여주고 프로젝트의 발전 방향과, 관련된 다른 기술들도 많이 소개해 주셨습니다. 포스터 세션이 있던 날, Will과 저를 중심으로 모여 대규모 저녁 (이라 쓰고 맥주라고 읽는) 을 함께 하게 된 Daniel 등 여러 친구들도 네덜란드에서의 가장 재미있었던 밤을 선사해주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Prof. St-Amour 또한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메일로 여러 번 자문을 구했고, 매번 감동 받을 수 밖에 없는 길이의 자세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Man 은 PLDI 에서 만났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점심을 먹으려 줄을 서있다가 만나게 된 Remy 는 워낙 사교적인 성격이라 다른 선배들이 원래 알던 사람이냐고 물을 만큼 금방 친해졌습니다 :) 그리고 콜롬비아인 Mauricio 도 돌아온 지금까지도 메시지를 주고 받을 만큼 친해졌고, 그 외에도 스위스에서 온 Andrei, 다른 사람인 줄 알고 말을 걸었더니 놀랍게도 저를 알아보고 최우수 논문상과 홈페이지에 대한 칭찬을 해준 그리스인 Aggelos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일본인 친구 Jixin과 그의 교수님 Prof. Kinura, 그리고 워크샵 운영진 Mr. Sato 와 함께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으며 연구 및 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저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외에도 Leopoldo, Prof. Vinju 등 고마운 사람이 정말 많은데 이만 줄이겠습니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사실 이번 학회에서 생각했던 것 만큼 지원하는 학교의 관심있는 교수님들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유럽에서 열린 학회이기에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적은 인원이 참가했기 때문인데, 대신 교수님들의 학생은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터 세션에서 저희의 포스터에 찾아온 Rohit 에게는 (해야 하는 포스터 설명은 안하고) 학교의 동정을 묻고, Pavel 은 Prof. St-Amour의 부탁을 받고 제게 자신의 지도 교수를 소개 시켜주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성사되지 않았지만 그 마음만으로도 고마웠습니다 :) 그리고 이번 학회에서 처음으로 뵙게 된 포항공대의 박성우 교수님, 그리고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에서 오신 박대준, 김도형, 박창희 선배님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학회에서 어리버리 하고 있을 때 말동무도 해주시고, 이후 SOP에 대한 피드백도 주시는 등 여러 가지로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 글의 목적 중 하나가 감사하는 것이다 보니 자꾸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지만 요지는, 대부분의 경우 용기를 내서 다가가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자상하고 친절하게 선뜻 남을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도와주실 것이란 사실입니다 :) (물론 우리도 앞으로 받은만큼 베풀게 되면 선순환을 이어 나갈 수 있겠지요)
관련 글: SPLASH 2016
11월
추천서. 11월이 되며 본격적으로 추천서를 받기 위해 교수님들을 찾아뵙고 CV, SOP에 대한 피드백도 받으며 수정 작업을 이어나갔습니다. 이 때 피어 리뷰를 통해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교수님의 관점에서 콕콕 집어주시기 때문에 이 과정을 겪고 나면 CV든 SOP든 비약적으로 좋아집니다. 다만 교수님께 추천서 작성을 부탁드리는 것은 되도록 일찍 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추천서 작성을 위한 관련 문서를 정리해서 가져다 드리고, 학교 온라인 지원서에 추천인을 등록하는 과정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저처럼 많은 수의 학교를 지원한다면 이 단순한 추천인 등록 과정만 해도 두 세 시간은 걸리므로 각오하시기 바랍니다. 이후 저는 학교 별 마감일에 맞추어 7일 전, 3일 전, 당일 마다 리마인드 이메일을 보내드렸습니다.
LaTeX. 11월에 CV와 SOP를 모두 LaTeX으로 다시 작성하였습니다. 포괄적인 이유는 ‘지원 마감이 다가오며 불안감이 엄습해서’ 겠지만 조금 더 세분화 한다면 (1) 저 LaTeX쓸 줄 알아요, 라고 어필하기 위해, (2) 문서 형식을 더 깔끔하게 만들고자, (3) 시간이 남아서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학교 또는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한 것이 아니다보니 상대적으로 시간 운용이 자유로웠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효과적으로 시간을 쓰기가 어려웠지만 (생산성 100x 감소) 그래도 남는 잉여력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
Tips. LaTeX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언제나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추천 글: LATEX 2ε 입문–102분 동안 익히는 LATEX 2ε
2016년 12월
12월 1일을 시작으로 각 학교 별 마감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SOP 중 한 문단을 학교에 맞추어 썼는데, 미리 써둔 곳들도 있었지만 지원 전에 다급하게 쓴 곳도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제 불안감 해소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학교에 지원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많은 학교를 지원하는 것의 또 다른 단점은, 노력이 분산되는 건 둘째 치고, 원서 접수 비용이 아주, 아주, 아주 많이 나옵니다 (침울). 어떤 선택을 하던 장단점이 있으므로 잘 고민하고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어쨌거나 저는 12월 15일을 마지막으로 모든 학교 지원이 끝났습니다. 아이고, 후련하면서도 실감이 안나네요 :)
그 와중에 처음으로 스카이프로 인터뷰도 하고, 교수님 별로 연구 하고자 하는 내용을 맞추어 쓰느라 하루에 두 세 편의 논문을 뒤적였지만, 어느 정도 준비가 완료된 상태여서 11월 말부터는 상대적으로 많이 여유로웠던 것 같습니다 :)
마치며
쓰다 보니 어조도 왔다 갔다 하고, 내용 구성도 일관적이지 않은 것 같아서 여러 번 고쳐 쓸 것 같은 예감이 강하게 듭니다 (또르르).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거대한 글이 되어 버렸는데 이런 두서없는 글을 애초에 쓰기로 마음먹게 된 건, 제게는 2016년이 중요한 해로 기억 될 것 같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도 이 모든 일들이 다 올해에 일어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합니다. 내년은 또 어떤 일들이 있을 지, 내년 이 맘 때 즈음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전혀 모르겠지만, 분명 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거라고 믿습니다 :)
모두 화이팅! ☆
“The point of living and of being an optimist is
to be foolish enough to believe the best is yet to come.”
– Peter Usti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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