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후에 혹시라도 제가 박사과정 첫 해를 “에이, 그렇게 힘들지 않았어”라며 미화하고 있거든 (…) 아니었다는 걸 스스로 상기시켜주기 위해 이 글을 씁니다.
일년 치 밀린 일기를 쓰는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 ⭐️
TL;DR. 수능 때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공부하고 배운 한 해였습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공부를 한다고 느꼈습니다. (또는 그동안 얼마나 야매로 살아왔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질적인 부분에서는 예전에 공부를 했던 내용이라도 정말 깊게 제대로 이해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 그리고 양적인 부분에서는 그동안 열심히 한다고 했던 것이 정말 열심히 했던 것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게 느낀 것 같습니다.
스탠퍼드의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세 교수님과 연구를 하며 전혀 성격이 다른 세 개의 분야를 각각 세 달에 걸쳐 심도있게 경험해보는 진귀한 경험을 하고, 동시에 교수님의 지도 방식 및 연구 방향을 비교할 수 있는 눈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넘쳐나는 실력자들과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것 자체가 무언가를 추구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능력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장 감사했던 것은 주변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배울 점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입니다. 말도 안되는 운으로 이곳에 오게 되었지만, 이렇게 훌륭한 사람들 곁에 있다보면 아주 조금이라도 그들의 모습을 닮아갈 것 같아 앞으로의 시간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매년 느끼고 있지만 특히나 더, 그 어느 때 보다도 크게 성장한 한 해였기에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
*스탠퍼드의 로테이션 시스템: 스탠퍼드는 쿼터제로 1년을 4개의 학기로 나누는데, 컴퓨터학과 박사과정의 경우 첫 해는 각 쿼터마다 다른 교수님과 연구를 하고 마지막 쿼터에 지도교수를 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여름 쿼터는 계절학기를 수강하지 않는 한 방학이므로, 보통 가을, 겨울, 봄 쿼터 동안 총 세 명의 교수님과 연구를 하게 됩니다.
미쳐 돌아가는 곳**
이곳에 온 지 얼마 안되었을 무렵, 밥먹듯 반복했던 말이 있습니다.
“여긴 정말 미쳐 돌아가는 곳이야.”
길을 걷다보면 저 앞에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우회전을 하고 있고, 배드민턴을 치러가면 만나는 사람들이 너도나도 페이스북 직원이고, 동네의 어느 카페에 가든 심심치 않게 스타트업 아이디어에 대한 피치와 여러 기업들의 채용인터뷰를 들을 수 있는 이 곳 — 학교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유명한 사람과 기업들의 세미나 및 강연이 한 건물에서만 해도 하루에 몇 개씩 진행됩니다.
대학원생으로서 놀랐던 것은, 거의 모든 사람과 딥러닝에 대한 대화, 그리고 심지어 논문 레퍼런스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거의 모든 사람”이라 하면 정말로 “거의 모든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국으로 치면 택시에 해당하는) 우버(Uber) 기사 아저씨가 저의 배경과 현재 연구 주제를 듣더니 아이디어들을 던져주며 여러 편의 논문을 추천해준다거나, (한국으로 치면 이마트에 해당하는) 세이프웨이(Safeway)에서 장을 봐서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마주친 사람과 연구 얘기를 하다가 인턴십 제안을 받는다거나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실제로 지난 몇 달간 제가 직접 겪은 일이니까요.
전반적으로는 굉장히 경쟁적이고 치열하게 사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퇴근 후 그리고 주말에 공부하거나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도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라면서 은연중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습니다. 반대로 당연히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해서 처음에는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그렇게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점입니다.
** 이 글은 스탠퍼드에서의 두 번째 쿼터인 겨울 학기 초반에 작성하다가 결국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방치해두었는데 이제서야 빛을 보네요. 사실 이 글을 작성할 때만 해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글을 썼던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일 년 있었다고 이제는 이런 모습들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걸 보면, 참. :)
스탠퍼드를 스탠퍼드로 만드는 수업
수업을 들으며 무엇이 스탠퍼드를 스탠퍼드로 만드는지 비로소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졸업프로젝트로 한 학기 동안 했던 것을 여기 친구들은 한 쿼터만에 여러 개의 수업에서 해내는 느낌이었습니다. 스탠퍼드는 학부와 대학원 수업이 구분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수업이 상향평준화 되어있고 쿼터제인 바람에 속도도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빠릅니다.
수업. 강의 자료의 매 페이지 마다 최신 논문 두 세개씩 레퍼런스는 기본이오, 두 달 남짓 되는 기간 동안 방대한 양을 커버하는데, 항상 “이번 수업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다.”라는 느낌보다는 “이번 수업을 이해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공부해야 할 것이 겁나 많다.”라는 느낌으로 강의실을 나왔습니다. 수능 후 처음으로 매 수업시간 전후로 예습과 복습을 하고, 걸어다닐 때마다 동영상으로 강의를 시청했습니다. 그런데도 따라가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공부를 “하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잘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한국에서는 수업 내용이 하나도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 교수님이 눈치를 채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설명이 길어지거나 학생들이 이해를 못하면 속도를 늦추고 종종 계획했던 진도의 반만 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스탠퍼드에서의 수업은 “이 많은 걸 한 수업에서 다 커버한다고?” 싶은 진도를 수많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손을 들고 질문을 하는 도중에도 다 나갑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다 받지 못한 질문들은 수십명의 조교들의 오피스아워를 통해, 그리고 인터넷 질의응답 사이트를 통해 어떻게해서든 해결해줍니다.
질문. 앞서 말했듯 해당 분야를 몇 년째 연구해온 대학원생들도 함께 수업을 듣기 때문에 질문의 수준도 굉장히 높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스탠퍼드의 학부생 중 상당수가 연구에 참여하고 (여름 방학에는 엎어지면 코닿는 곳에 있는 구글, 페이스북 등에서 인턴을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학교에서 연구를 합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논문을 낸 친구들도 꽤 있기 때문에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해왔던가) 대학원과 학부생의 간극이 한국만큼 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질문의 내용도 강의 자료에 국한되지 않고 풍부한 배경지식과 깊이를 가지고 질문합니다.
논문.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수업은 논문을 읽고 토의하는 수업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대학원생만을 대상으로 열리는 수업으로 알고 있는데, 스탠퍼드에서는 해당 분야 및 주제에 관심이 있는 학부생들도 많이 수강합니다. 수업은 사전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관심사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서 일주일마다 6편의 논문을 읽고 학생들이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학교나 비슷할 것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지도교수님, 조교들의 노력과, 확실하게 자리잡힌 체계, 그리고 학생들의 열의인 것 같습니다. 각각의 논문 발표자료의 사전 검열이 이루어지고, 발표에 대한 자세한 피드백도 제공함으로써 발표를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유익하도록 체계적으로 계획되고 진행됩니다. 발표자인 학생은 논문의 핵심아이디어를 쉽게 따라가고 테스트 할 수 있는 연습문제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곳에 와서 깨달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사실은 “학부생도 논문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논문을 접할 기회가 정말 많습니다.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하는 최소한의 논문 — 강의 자료가 이해 안되서 논문을 읽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 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논문 토의 수업, 세부 분야별 정기적인 논문 모임, 주단위 세미나 등, 다양한 경로로 최신 연구 결과를 접할 기회가 굉장히 많습니다.
논문을 읽을 기회뿐만 아니라 쓸 기회도 많습니다. 모든 과제물의 작성은 LaTeX으로 이루어지고 (첫 번째 과제의 첫 번째 문제가 교수님 논문 중 한 편의 부록에 실린 theorem의 증명이었습니다. 물론 검색해도 찾을 수 없도록 조교들이 기가막히게 문제의 단어들을 바꿔서 줍니다.) 수업 프로젝트 최종 결과물은 3시간의 포스터 발표와 함께 기계학습 분야의 우수 학회의 정규 논문 형식대로 8페이지의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이 논문을 읽고, 쓰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고,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와 연구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중요성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수업을 듣고나서 제가 얻은 교훈은, “수업을 들으면 안된다” (…) 는 것이었습니다 — 적어도 로테이션을 돌 때만큼은요. 교수님 한 명당 매년 최대 한두 명의 학생을 받는데, 로테이션을 도는 학생은 4~6명 이상이다보니 두세 달안에 무언가를 해내야한다는 부담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그 결과 세 번째 쿼터에는 수업을 듣지 않았는데, 반대로 살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바쁘게 살았던 시간이었습니다. :)
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주변 친구들의 말을 인용하고 싶습니다.
“수업을 들을 시간이 없어. 수업은 시간 효율이 떨어지니까 차라리 혼자 공부하거나,
강의를 보고 싶으면 집에서 2-3배속으로 보는 걸 선호해.”
“지난 몇 년 동안 주말이란 게 없었던 거 같아. 그런데 난 그게 좋았어.”
“학부때는 다같이 고생하면서 공부했는데 재미있었어. 한 수업의 경우 교수님이 학생들이 사는 기숙사의 사감이어서, 기숙사의 공용 공간에서 오피스아워를 토요일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가지셨었거든. 그래서 보통 그때까지 다같이 과제를 하다가, 10시에 오피스아워에 가서 열심히 토론하고, 그러다보면 보통 새벽 1시가 넘는데 그때까지 교수님도 계속 머물면서 학생들을 지도해주셨어. 그러고나서 간신히 과제를 제출하고나면 바로 다음 과제가 주어졌지.”
당연한 것. 시간이 지날수록 스탠퍼드를 스탠퍼드로, 실리콘밸리를 실리콘밸리로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열정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처음에는 주변의 교수님과 친구들이 오전 열 시쯤 학교에 왔다가 저녁 다섯 시쯤 집에 가는 것을 보며, 모두 여가 시간을 중시하는 균형잡힌 삶을 살고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깨달았습니다 — 이들 모두 당연히 학교에 오기 전에 집에서 공부를 하고, 마찬가지로 돌아가서도 새벽까지 공부를 한다는 사실을요. 너무나도 당연해서 언급할 필요도 없고, 굳이 누군가에게 (학교 또는 오피스에 있음으로써) 그것을 증명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주말과 공휴일은 공부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평소 관심 있던 주제를 더 파고들 수 있는 자기 계발의 시간으로 여겨집니다. 하고싶은 것은 너무나도 많지만 부족한 시간이 문제인 이들에게는, 쉬는 것 조차 철저한 계획하에 최대한의 효용을 얻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에게 운동을 하고, 등산을 하고, 친구들과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은, 아주 바쁜 시간을 쪼개어 활용하는 굉장히 의식적인 선택이자 계획인 것입니다.
솔직히 한동안은 “너무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느껴지는 엄청난 부담감 — 이런 사람들만 모아놓은 환경이다보니, 조금이라도 게으르거나 뒤쳐진 모습을 보이면 자연스럽게 평가의 잣대를 들이댈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조금 지치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한 번은 친구와 약속을 잡으며 정각 또는 삼십 분 단위가 아니라 분 단위로 약속을 잡게 되었는데, 너무 야박하다는 생각을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이라면 그냥 “바쁜 시기인가 보다”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
시간의 중요성. 결론적으로는, 모두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교수님을 보면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일정에 일주일 내로 30분의 시간을 추가적으로 할애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일 때가 많습니다. 각각의 일정에 있어서도 칼같이 시간을 맞춰서 만나고 다음 일정을 위해 칼같이 헤어집니다. 2~3분이라도 늦는 것은 상대방의 시간을 그만큼 낭비하는 것이 되고, 현재 일정이 늦어지는 것은 다음에 만나는 사람의 시간을 그만큼 뺏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대한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고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모두의 몸에 배어있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과 이런 주변 환경과 관련해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로 가득한 것은 좋지만, 가끔씩은 지나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친 말투와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에 뒤따라오는 어머니의 말씀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게 너의 스타일 아니었어? 너랑 잘 맞는 거 같은데?”
그제서야 제가 학부 때 들고다니던 스케줄러의 빼곡했던 페이지들이 생각났습니다. 하루를 미리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기억력도 나쁜 편이어서 정말로 모든 것을 적어놓는 편인데 (논문을 읽고,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고, 연구를 하는 시간도 각각 세분화해서 계획하는 편), 안 그래도 빼곡한 스케줄러를 더 빼곡하게 채우며 희열을 느끼는 (…) 저를 보며 다른 사람들도 이런 비슷한 감정을 느꼈겠구나 싶었습니다.

이 때부터 따라가기 힘들다거나 너무 과하다는 생각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너무나도 힘들고 버겁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내게 잘 맞는 내가 좋아하는 모습이라고 생각이 전환되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따뜻한 사람들
Quora라는 사이트에서 우연히 읽게 된 “하버드 학생들은 얼마나 똑똑한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누군가의 우문현답이 기억납니다. 대충 기억나는대로 적자면, “당연히 하버드 학생들은 똑똑하지만, 소위 천재라고 일컫을만한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반대로 거의 대다수의 학생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그들이 다재다능하며 (well-rounded)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다.”라는 대답이었습니다. 지난 일년 동안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했을 때, 저는 이 대답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미국의 문화를 잘 모르는 저를 배려해 유머나 어휘의 유래를 알려주며 되려 제 문화를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것에 미안해 하거나,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은 파티나 이벤트를 주최했을 때 저보다 더 많은 부분들을 알아서 맡고 도와준 친구들, 옷 입는 것, 생각하는 것, 말하는 방식이 다르더라도 그런 개인 본연의 모습을 존중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참된 리더의 모습을 갖춘 사람들 — 그들이 아니었으면 저의 학교 생활, 그리고 미국에 대한 이미지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을 것 같습니다.
잊을 수 없는 할로윈,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친구들과 다같이 모여서 서로 준비해온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팟럭(potluck)도 두 번 주최했는데, 이것도 친구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함께 밥을 먹고, 운전 면허 시험을 도와주고, 안부를 물어주는 친구들과, 항상 인내심을 가지고 지도해주신 교수님과 연구실, 회사에서 함께 일하는 친구들 모두 다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사실 더 고마운 부분은, 그들이 행복한 순간 뿐만 아니라 힘든 시기마저도 곁에서 계속해서 걱정하고 도와줬다는 사실입니다. 로테이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숨기고자 노력했는데도 눈치채고 바로 메시지를 보내 이야기를 하고 싶거나 잠깐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언제든지 얘기하라던 친구들,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나눠주며 진심으로 공감하고 응원해준 친구들, 본인에게도 불편한 주제일텐데도 먼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준 친구들… 이들이 아니었다면 정말 어떻게 되었을 지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스스로 느끼기에도 정말 큰 가치관의 변화가 있었던 한 해입니다. 그와 동시에 굉장히 혼란스러운 시기었기에, 주변 사람들을 많이 챙기고 위하지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이런 부족한 저를 항상 이해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지켜봐주시는 부모님과, 매번 곁에서 응원하고 큰 힘이 되어준 친구들에게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이 모든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믿을 수 없는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즐겁게 꾸준히 해야겠다고 항상 다짐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과분한 환경과 기회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이 더 큰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라고 믿기에,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하루에 한 걸음 씩 꾸준히 즐겁게 내딛고자 노력하겠습니다. :)
This is a record of your time. This is your movie. Live out your dreams and fantasies. Whisper questions to the sphinx at night. Sit for hours at sidewalk cafes and drink with your heroes. Make pilgrimages to Mougins and Abiquiu. Look up and Down. Believe in the unknown for it is there. Live in many places. Live with flowers and music and books and paintings and sculpture. Keep a record of your time. Learn to read well. Learn to listen and speak well. Know your country, know your world, know your history, know yourself. Take care of yourself physically and mentally. You owe it to yourself. Be good to those around you. And do it all of these things with passion. Give all that you can. Remember, life is short and death is long.
– Fritz S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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